나무 도마 관리법 (세척, 보관, 곰팡이 예방)

나무 도마 표면은 물기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부에 수분이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상태에서 밀폐된 싱크대 안에 보관하면 곰팡이나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처음 살림을 시작했을 때 저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고, 도마를 씻고 나면 습관처럼 싱크대 안에 넣어 두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도마에서 미묘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관리 방법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식초와 레몬즙, 정말 효과적일까

많은 분들이 도마 청소에 식초나 레몬즙을 사용하는데, 이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식초와 레몬즙은 모두 산성(acidic) 성분으로 분류됩니다. 산성이란 pH 7보다 낮은 수치를 가진 물질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살균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세척 후 도마 표면에 약산성 상태가 유지되면 오히려 특정 곰팡이가 선호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저도 한때 남은 레몬으로 도마를 문지르는 방법을 시도해 봤습니다. 당장은 상쾌한 향이 나고 깨끗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효과가 지속되는지는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레몬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매번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식초 역시 냄새가 강해서 헹구고 나서도 한동안 신내가 남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대안으로 베이킹 소다(중탄산나트륨)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베이킹 소다는 염기성(alkaline) 물질로, pH 7보다 높은 수치를 가지며 산성 환경을 선호하는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식품 첨가물로도 사용되는 안전한 물질이기 때문에 주방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합니다. 베이킹 소다를 도마 표면에 뿌리고 그물망 수세미로 문질러 준 뒤 뜨거운 물로 헹구면, 연마 효과와 함께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습니다.

세척 후 마무리가 핵심입니다

도마를 씻은 후 가장 중요한 단계는 마지막 헹굼입니다. 주방세제나 베이킹 소다로 세척을 마친 뒤, 팔팔 끓인 뜨거운 물을 도마 위에 한 번 끼얹어 주는 것만으로도 표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세균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열수 소독(thermal disinfection)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위생 관리를 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저는 매번 설거지를 끝낼 때 주전자에 물을 끓여서 도마 위에 천천히 부어 줍니다.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익숙해지니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고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특히 생선이나 고기를 손질한 뒤에는 이 과정을 꼭 거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신경 쓸 수 있어서 위생적으로 안심이 됩니다.

다만 열수 소독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나무 도마의 경우 너무 뜨거운 물을 급격하게 부으면 변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고르게 부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플라스틱 도마는 열에 약한 소재가 많아서 뜨거운 물 사용 시 변형이나 미세 플라스틱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보관 방법이 곰팡이를 막습니다

도마 관리에서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상태로 싱크대 안에 넣어 두는 것입니다. 나무는 다공성 구조(porous structure)를 가지고 있어서 표면은 말라 보여도 내부에는 여전히 수분이 남아 있습니다. 다공성이란 물질 내부에 작은 구멍들이 많아 공기나 수분이 스며들 수 있는 구조를 뜻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에 보관하면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저는 다이소에서 도마 거치대를 구입해서 싱크대 위에 놓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1,000원에서 2,000원 정도로 부담 없고, 도마를 세워서 보관할 수 있어 자연 건조가 훨씬 잘 됩니다. 도마를 세워 두면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공기가 양면으로 통하기 때문에 습기가 빨리 날아갑니다.

만약 베란다가 있다면 그늘진 곳에 도마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직사광선은 나무를 건조시켜 틀어지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지만, 그늘에서 통풍이 되는 환경은 도마 건조에 이상적입니다. 다만 요즘은 아파트 대부분이 확장형이라 베란다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싱크대 위에 거치대를 놓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1. 도마를 사용한 후 주방세제나 베이킹 소다로 세척합니다.
  2. 그물망 수세미로 표면을 꼼꼼하게 닦아냅니다.
  3. 뜨거운 물을 한 번 끼얹어 열수 소독을 합니다.
  4. 도마 거치대에 세워서 자연 건조시킵니다.
  5. 절대 싱크대 안에 넣지 않습니다.

오일 코팅과 플라스틱 도마에 대한 생각

나무 도마에 오일을 발라 관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오일을 바르면 나무 표면을 보호하고 수분 침투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산패(酸敗)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산패란 기름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산화되면서 불쾌한 냄새가 나고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김에 기름을 발라 구운 제품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기름 바른 김은 개봉 후 빠르게 산패되기 때문에 냉장 보관을 권장합니다. 도마도 마찬가지로 오일을 바른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 기름이 산패되고, 다음에 사용할 때 그 기름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오일 코팅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요즘은 나무 도마 가격도 예전만큼 비싸지 않으니, 좀 더 자주 교체하는 것이 위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라스틱 도마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한 입장입니다. 칼질을 하다 보면 도마 표면에 홈이 파이게 되는데, 이때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5mm 이하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의미하며, 최근 환경 및 건강 문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출처: 환경부). 홈이 깊게 파인 플라스틱 도마에서는 칼질할 때마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떨어져 나와 음식물에 섞일 수 있습니다.

물론 큰 입자는 대부분 체외로 배출된다는 연구도 있지만, 아주 작은 입자들이 위장 점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생선이나 고기처럼 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는 식재료를 다루는 경우, 이런 오염 경로가 다시 우리 식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됩니다. 그래서 저는 생선이나 고기를 손질할 때도 나무 도마를 여러 개 준비해서 용도별로 구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선의 비린내가 걱정된다면 베이킹 소다로 한 번 더 문질러 주고 뜨거운 물로 헹구면 냄새가 상당 부분 사라집니다. 또한 생선을 날것 상태에서 토막 내기보다는, 살짝 익힌 후에 손질하면 훨씬 쉽고 위생적입니다. 닭고기 역시 날것 상태로 도마 위에서 조리하는 것은 식중독균 번식 위험이 있으므로, 끓는 물에 데친 후 손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도마는 매일 사용하는 주방 도구이지만, 그만큼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쉬운 물건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세제나 비싼 도구 없이도 올바른 세척과 건조 습관만으로 충분히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본 도마 표면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물질이 끼어 있다고 하니,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 쓰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도마뿐 아니라 주방 전체의 위생 관리도 결국 작은 습관들이 모여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도마를 쓸 때마다 뜨거운 물로 마무리하고, 항상 거치대에 세워서 말리는 습관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O1IOyYsmVM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베개솜 세탁법 (지퍼 고정, 과탄산소다, 건조 팁)

매트리스 수명 연장법 (방수커버, 방향전환, 관리법)

쌀 보관법 (페트병 활용, 실리카겔, 냉장 보관)